기장, 남북 당국 회담 조속한 재개 촉구

입력 2013-06-13 10:16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가 13일 최근 보류된 남북 당국간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논평했다.

기장은 논평에서 외교 전략만을 고려하지 말고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겨레의 염원을 가슴 깊이 새겨 조속한 시일 내 대화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기장은 “오랜 세월 서로 다른 정부 체제와 조직 문화를 가지고 살아 온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입장만을 거듭 주장하다 모처럼 마련된 회담이 결렬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엽적인 형식의 문제보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더 양보하며 나아갈 때 대화가 시작되고 평화를 향한 새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논평>남북 당국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합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에게서 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우셔서, 우리를 자기와 화해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해의 직분을 맡겨 주셨습니다.(고린도후서 5:18)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6일 북측이 남북 당국 간의 회담을 제안하고 이에 남한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여 그동안 얼어붙었던 남북 간의 긴장과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새로운 대화와 화해의 물꼬가 터지게 됨을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12일에 예정되었던 남북 당국 회담이 회담 대표자의 ‘급’을 이유로 무산되어 남북 간의 대화가 단절된 사실을 지켜보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남한과 북한은 오랜 세월 서로가 다른 정부 체제와 조직 문화를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 체제나 조직의 이해 속에서 서로의 입장만을 거듭하여 주장하다 모처럼 마련된 남북 당국 간의 회담이 결렬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남측이 애초에 북측 대표로 특정인을 지정하여 요구한 것은 통상적인 외교관례에 없는 결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남측의 통일부에 상응하는 내각 조직이 북측에는 없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남과 북이 상이한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조건에서, 기계적인 평등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남한 정부가 지엽적인 대화의 형식과 틀거리를 문제 삼는 것은 진정코 남북 당국 간 대화의 진정성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고 지엽적인 대화의 형식보다는 더 큰 마음을 가지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하여 어머니의 심정으로 더 양보하며 나아갈 때 남북 간의 대화는 시작되고 평화를 향한 새 길을 열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남북 간의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대화하기 위해서 신뢰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신뢰의 회복은 대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도달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하기 위해서 남북 간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가 필수적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우리에게 화해의 직분을 맡겨주신 하나님을 의지하며(고후 5:18) 남한 정부가 지엽적인 문제에 얽매여 평화와 통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존심 싸움을 끝내고 넉넉한 어머님의 품과 같이 보다 폭넓은 양보의 미덕을 보여 이 난국을 극복하고 남북 당국 회담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화에 앞서 외교 전략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이산가족의 아픔을 끝내며,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남북 칠천만 겨레의 모든 염원을 가슴깊이 새겨 조속한 시일 안에 남북 당국 간의 대화를 재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2013년 6월 1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태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평화통일위원장 한기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