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썰렁한 사직구장… 김시진 “10연승후 춤추겠다”
입력 2013-06-12 19:46
‘구도(球都)’ 부산이 심상찮다. 현재 24경기를 치른 사직구장의 평균 관중 수는 1만3827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638명에 비해 무려 39%나 줄어든 수치다.
롯데의 흥행 부진 기류는 시즌 초반부터 감지됐다.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을 놓치면서 스타플레이어가 팀을 떠났고, 이로 인해 전력 약화가 예상되면서 팬들의 성적에 대한 기대심리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롯데의 사직구장 관중이 감소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선동열(50) KIA 감독이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다. 경기 시작까지 한 시간이 남지 않았지만, 사직구장 관중석은 썰렁했다.
이때만 해도 김시진(55) 롯데 감독은 설마했다.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된 11일. 보다 못한 조규철 매니저가 김 감독에게 농담 섞인 한 마디를 건넸다. “감독님도 누드 조깅을 한 번 고려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러자 김 감독은 겸연쩍게 웃으며 “전 누가 한 번 한 것을 또 할 순 없다”며 사양했다. 2007년 문학구장에서 당시 코치였던 이만수 SK감독이 속옷만 입고 경기장을 뛴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롯데는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총 관중 수입과 관중 수 1위를 차지한 구단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롯데는 성적이 좋아지면 팬들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최근 리그 3위로 뛰어올랐지만 무용지물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10연승을 올리면 제가 춤을 추겠습니다.” 어금니를 꽉 물었던 김시진 감독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썰렁한 관중석 중에서 일부분은 내 탓이 있는 것 같다’는 자성의 목소리였다. 고개 돌린 부산갈매기들의 화답이 궁금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