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첩으로 한국축구 새 길 열자
입력 2013-06-12 19:47
오는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과 이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티켓이 걸려있는 이 운명의 일전은 한국 축구와 최강희 감독에게 의미가 깊은 일전이다.
최 감독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둔 뒤 “반드시 이란에게 아픔을 주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이 이렇게 단단히 이란전을 벼르는 이유는 뭘까?
◇아시아 맹주 자리를 지켜라=이란은 12일(한국시간)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두 골을 터뜨린 자바드 네쿠남의 활약을 앞세워 레바논에 4대 0 대승을 거뒀다. 4승1무2패(승점 13·골 득실차 +5)가 된 이란은 한국(4승2무1패·승점 14·골 득실차 +7)의 뒤를 이어 A조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경기에서 후반 27분 네쿠남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대 1로 패했다. 당시 이란은 부상이 걱정될 정도로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훈련 구장을 내주는가 하면 보안이 유지되지 않는 탁 트인 훈련장을 섭외해 주는 등 심한 텃세를 부렸다. 최 감독은 이란 홈경기에서 패배를 설욕하고, 한국을 푸대접한 데 대해서도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란을 꺾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태극전사들은 이란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진출하지만 반드시 이기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7무10패로 뒤져 있다. 이번 이란전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최 감독의 대표팀 고별전이기도 하다. 최 감독 개인적으로도 유종지미를 거둬야 한다. 이란은 전세기로 13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해 울산으로 이동한다.
◇대패하지 않는 한 8회 연속 본선 진출한다=A조에서 본선 티켓(2장) 주인공은 최종전에서 가려진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이란을 이기면 최종 순위 1위로 최종예선을 마무리할 수 있다. 비기더라도 조 선두는 한국의 몫이다. 우즈베키스탄(3승2무2패·승점 11·골 득실 +1)이 카타르를 꺾어도 한국보다 승점 1점이 뒤진다.
만일 한국이 이란에 진다면 계산법이 복잡해진다. 이 경우 이란이 승점 16점으로 본선에 진출하고,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카타르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이 비기거나 지면 한국은 조 2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꺾으면 골 득실차를 따져 2위를 가리게 된다.
이 경우에도 한국은 크게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의 골 득실차는 +7, 우즈베키스탄은 +1이다. 격차는 ‘6’이나 된다. 만약 한국이 이란에 0대 3으로 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에 3대 0으로 이기면 양 팀의 골 득실차는 나란히 +4가 된다. 이 경우엔 다득점-승자승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13골을 기록 중인 한국은 6골에 그친 우즈베키스탄에 다득점에서 크게 앞서 있고, 상대 전적에서도 1승1무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큰 이변이 없는 한 3위로 떨어지지 않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