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공영방송 잠정 중단… 재정 긴축 일환

입력 2013-06-12 18:58

그리스 정부가 재정 긴축의 일환으로 12일 공영방송을 잠정 중단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로 헬레닉 방송사(ERT) 등 공영방송 언론인 2700여명이 정리해고돼 정부와 노동계 간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영 TV 기자 출신의 시모스 케디코글루 정부 대변인은 11일 “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ERT를 시작으로 모든 공영 TV와 라디오 방송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ERT는 투명성이 부족하고 신뢰할 수 없는 쓰레기의 전형이다. 다른 방송보다 비용은 3∼7배, 인력은 4∼6배 투입되지만 시청률은 민영방송 평균의 절반”이라고 비효율성을 비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2015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1만5000개를 감축하기로 약속한 그리스 정부의 첫 구조조정이 공영방송인 것이다. 그리스 정부가 소규모 언론사부터 이른 시일 내 정상화하겠다는 뜻만 밝혀 공영방송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조치에 IMF의 긴축 드라이브를 반대하는 야권과 노조는 강력 반발했다. 해고된 기자들은 정부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인터넷을 통해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보수 연립 여당 가운데 소수파에 속한 의원들이 공영방송 중단에 반발하고 있어 연정 균열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