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차 대화 시도? 당분간 냉각기 유지?
입력 2013-06-12 18:34
북한은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책임을 남측에 돌리며 당분간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무산된 다음날인 12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 가동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북측이 남북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만큼 향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북측은 우선 우리 측을 강하게 비난하는 선전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에 대한 일종의 화풀이다. 내부적으론 대화 주도 세력이 군부 강경파 등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화풀이 수위가 ‘대화의 판’을 깨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냉각기가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분위기, 내부 사정을 고려할 때 북측 역시 남북관계를 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측이 당국회담 장소로 기피해 온 판문점을 실무접촉 장소로 받아들였고 회담 수행단에 대남 실세 중 한 명인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포함시킨 점 등에서 강한 대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북측이 남측을 비난하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대화의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국회담이 수석대표의 급 문제로 무산된 만큼 실무접촉을 다시 열어 이를 조정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급 조정’이 쉽지 않다.
때문에 북한이 아예 실무회담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위직 회담 대신에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문제 등을 다룰 실무자 회담을 제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6·15 선언 및 7·4 성명 남북 공동 기념 문제도 지속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