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어린이 돌보고 어르신 모시니 “좋은 교회” 칭찬 자자… 경남 양산 ‘평산교회’

입력 2013-06-12 17:41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경남 양산 평산교회는 양산지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교회다. 복음화율이 5%도 안 되는 지역이지만 좋은 교회로 소문이 난 비결은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상에 있다.

교회가 지역에서 가장 인정받고 있는 사역은 2007년 3월 시작된 평산노인대학이다. 교회가 위치한 평산동은 65세 인구가 3500명 이상 되는 지역으로 은퇴 인구의 유입으로 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500명의 어르신들은 매주 목요일 열리는 노인대학에 참여해 컴퓨터, 스포츠댄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성경, 한글 등 13개 강좌를 수강한다. 양산시에서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는데 교회는 매년 50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수채화를 가르치고 있는 이주영(39·여)씨는 “일주일 중 하루를 빼서 노인들을 섬긴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저를 손꼽아 기다려주시고 떨리는 손으로 붓을 잡는 모습을 볼 때 마음에 큰 감동이 있다”고 말했다. 장재헌(50) 장로는 “노인대학에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점심식사를 정성껏 대접하면서 아파트 방문 전도 때 ‘평산교회에서 왔다’고 하면 흔쾌히 문을 열어주고 ‘교회 나가려면 평산교회를 가라’는 소문이 나 있다”면서 “이런 비결은 꾸준함과 성실성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개척 초기처럼 어린이 사역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400명이 주일학교에 출석하는데 2009년 5월 개소한 지역아동센터는 어린이 사역이 단순히 교회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성렬(28)씨는 “교회가 나서서 어린이들에게 공평한 학업의 기회를 준다는 게 참 마음에 든다”면서 “어린 아이들을 돌보고 양육하는 게 멀리 봤을 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혜경(47·여) 권사는 “솔직히 편부모 가정 아이들과 문제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지역아동센터를 연다고 했을 때 부모 입장에서 내심 걱정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공휴일에도 교회에 나와서 행복하게 노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정 권사는 “29명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씩씩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목사님의 결정이 맞다는 생각을 한다”며 웃었다.

교회는 이 밖에 결손가정 어린이 50여명을 위해 토요 창의학교를 운영하며 격주로 공예, 스포츠 활동, 지역 문화시설 탐방 등의 문화적 혜택을 선사한다. 2010년부터는 행복한 나눔 평산점을 열고 재활용품을 판매해 매달 평균 100만원의 수익금을 기아대책에 지원한다.

김씨는 “교회가 펼치는 이런 다양한 사역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밤늦게까지 패스트 푸드점에서 청년들을 만나 대화할 정도로 소통의 자세를 지닌 담임목사님의 눈높이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 된다”고 귀띔했다.

강진상 목사는 “교회의 강력한 사역은 성도들의 연쇄기도와 제자훈련을 통해 세워진 셀리더 100여명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매주 하루를 온전히 주님께 드리는 ‘날 연보’를 통해 노인대학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군림하려 하기보다 ‘지역의 어른들도 내 부모’라는 생각 아래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정성껏 대접해 드리는 자세로 지역의 필요에 귀를 기울인다면 잘못 고착화된 이미지는 조만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최근 3층짜리 비전센터를 건립했다. 1층에는 기아대책과 손잡고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비마이프랜드’ 1호점과 행복나눔 평산점, 지역 시니어클럽이 들어선다. 커피숍과 재활용품 가게에서 나오는 수익은 구제와 선교에 사용된다. 지역 시니어 클럽은 지역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 창출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2∼3층엔 노인대학 사무실과 강의실이 들어서는데 지역사회에 결혼식장, 주민자치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교회는 16일 비전센터 입당예배를 드리고 18일 개관식을 갖는다(pschurch.com).

양산=국민일보 쿠키뉴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