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용예금·ELD 다시 뜬다
입력 2013-06-12 17:14 수정 2013-06-12 22:30
저금리 시대 안전 재테크 가이드
요즘 나안전(38)씨의 최대 고민은 ‘재테크’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는데다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투자할 곳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은행에 돈을 넣으려고 보니 정기 예·적금 중에서는 연 3% 이자를 받기도 벅차다. 심지어 3개월 만기 예금 중에서는 1% 금리 상품까지 생겨났다.
나씨의 친구들은 채권·펀드·주식을 추천한다. 주가가 출렁이고는 있지만 조만간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채권 투자 권유도 만만치 않다. 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면 은행에서 거둘 수 없는 높은 이익을 볼 수 없다고 한다.
장고 끝에 나씨는 결국 은행으로 돌아왔다. 채권, 펀드, 주식 모두 불안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주식으로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잃은 나씨는 다시는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원금 보장되는 고수익 상품 ‘ELD’=재테크의 길을 잃은 나씨가 찾은 첫 상품은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다. 전통적 예·적금과 비슷하게 원금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ELD는 정기예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이 수익률에 따라 만기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경우 만기 금리도 함께 높아진다. 다만 투자 수익률이 낮으면 추가 금리를 거의 못 받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원금도 보장되지만 은행이 항상 ELD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은 이 상품을 주기적으로 판다. 하나은행의 ELD 상품 ‘하나지수플러스 정기예금 335차’는 오는 21일까지 한시적으로만 투자할 수 있다. 이 상품은 현대자동차 보통주와 삼성전자 보통주의 주가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수익률은 현대차·삼성전자 보통주의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삼아 내년 6월 19일 종가 변화로 정해진다. 주가가 25% 오르면 1년간 12%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ELD상품인 ‘세이프지수연동예금’은 최저 수익률이 보장된다. 지난 11일까지 판매한 ‘NIKKEI225 양방향형 13-14호’의 경우 18개월 간 최저 2.5%에서 최고 8.5%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조만간 이와 비슷한 다른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고금리 예·적금 상품 아직도 있다=복잡한 구조의 지수연동예금에 머리가 아픈 나씨는 정기 예·적금을 다시 둘러봤다. 은행이 내건 ‘우대금리 조건’만 맞춘다면 생각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인터넷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예·적금 상품이 일반 상품보다 금리가 높은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외환은행의 경우 인터넷 전용상품인 ‘매일클릭적금’ 금리가 1년 만기 기준 연 3.2%로 다른 적금보다 0.1∼0.2% 포인트 높다.
카드를 자주 사용한다면 카드 사용액에 따라 주는 우대금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NH농협은행의 ‘채움한가족적금’은 카드 사용액에 따라 우대금리를 최대 1.5% 포인트 더 준다. 우리은행의 ‘우리매직(Magic) 적금’도 2∼3% 포인트 추가금리를 카드 사용액에 따라 얹어준다. 우리매직적금은 기본 금리 연 2.9%에 추가로 최대 3% 포인트를 챙길 수 있어 최고 금리가 연 5.9%에 달한다.
가족이 함께 적금에 가입해도 우대금리를 받는다. 채움한가족적금은 가족 2인 이상이 함께 가입하면 0.3% 포인트, 5세 미만 어린이가 있거나 70세 이상 노부모를 부양하면 0.7% 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준다. 우대금리를 모두 합치면 최고 연 6.5%의 금리가 보장된다.
◇‘재형저축’도 다시 봐라=나씨는 연 소득 5000만원이 넘는 탓에 관심을 거뒀지만 재형저축은 여전히 매력적인 저축 상품이다. 연 소득 5000만원 미만의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개인 사업자라면 가입하면 이득이다.
재형저축은 7년이라는 시간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 탓에 인기가 식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크게 내려가면서 3∼4년 동안 고정금리로 연 4.5% 정도를 보장하는 재형저축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정훈 우리은행 PB팀장은 “금리가 높고 이자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돼 만기만 유지할 수 있다면 최고의 저축상품”이라며 “결혼이나 자녀교육, 주택구입 등 목적이 정해졌다면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