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은 누구? 조평통 실무 책임진 선임 국장

입력 2013-06-12 01:15


북측이 11일 남북당국회담의 수석대표로 통보해온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은 조평통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인사다. 하지만 조평통은 위원장과 복수의 부위원장이 있고 그 아래에 국장이 여럿 있어 강 국장은 우리 정부의 국장급 정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 내에 많다.

정부는 북한의 대남 업무를 통일전선부가 책임지고 있고 김양건 통전부장이 남한의 대북 업무 최고 책임자인 통일부 장관의 파트너라고 인식해 왔다. 북한 노동당의 대남 기구인 조평통의 경우도 위원장이나 부위원장 정도가 우리 측 장관과 격이 비슷하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북측이 수석대표로 강 국장을 내보내고, 우리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내보낸 것은 판을 깰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07년 평양에 가보니까 내각책임참사가 당시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에게 보고를 하는데 매우 조심스러워하더라”고 밝히는 등 서기국장의 위상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과거 내각책임참사가 장관급 회담에 나설 때 서기국 부국장을 대동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 내각책임참사가 서기국장 정도에 해당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1956년생으로 김책공대 출신인 강 국장은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대남 업무에 관여해왔다. 1988년 평양 남북학생회담의 북측 준비위 부위원장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학생 및 종교 관련 통일 행사에 멤버로 활동해 왔다. 또 2002년에 조선가톨릭협회 중앙위 부위원장, 2004년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 및 해외 공동행사 북측 준비위원, 2010년에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의장을 역임했으며 2011년 10월에 서기국장에 임명됐다.

수석대표 외에 우리 측에선 통일부의 천해성 통일정책실장, 이수영 교류협력국장,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김모 국장이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금강산 관광, 서 단장은 개성공단 업무를 담당해 왔다. 북한은 조평통 서기국의 전종수 부국장, 김성혜 부장과 박철수 중앙특구종합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권영훈이 대표단 멤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 부국장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꾸준히 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여해 왔으며 김 부장은 지난 9일 실무접촉 때 북측 대표였다.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밀착 수행도 했다. 박 부총국장은 개성공단 업무를 맡아 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모규엽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