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과거 수차례 장관 회담 무산

입력 2013-06-11 22:24

남북은 과거에도 크고 작은 회담을 앞두고 여러 차례 회담 무산이라는 복병을 만난 적이 있다.

2001년 10월 28일 열릴 예정이던 6차 장관급 회담은 개최 장소를 둘러싼 공방으로 회담이 무산됐다. 정부는 회담 장소로 평양이나 묘향산을 주장했으나 북한은 “회담 장소는 주최 측이 선정하는 것이 관례”라고 주장하며 금강산을 고집했다. 8차례 전화통지문을 주고받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무산됐다. 이후 정부는 북측 요구를 받아들여 금강산에서 장관급 회담 재개를 제의해 같은 해 11월 회담이 열렸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4년 8월 3일 개최 예정이던 15차 장관급 회담은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문제와 탈북자 대규모 입국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열리지 못했다. 정부는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직전 회담에서 합의한 일정 협의를 제안했으나 북한은 “상부 지시가 없다”며 응하지 않았다. 이후 여러 문제가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됐고 장관급 회담은 해를 넘긴 2005년 6월에야 서울에서 재개됐다. 2003년 4월 10차 장관급 회담은 대북 송금 특검, 이라크전 발발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같은 달 바로 재개되기도 했다.

장관급 회담 외에도 북한은 종종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각급 회담에 응하지 않았다. 1991년 9월 남북 고위급 회담 4차 본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북한은 팀스피리트 훈련을 구실로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또 이듬해 12월 19일 9차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도 대표단 성명을 통해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회담 불참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