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 시위대 기습진압
입력 2013-06-11 19:14 수정 2013-06-11 22:33
터키 경찰이 1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던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 대해 기습 진압 작전을 벌였다.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 대표와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도 안돼 무력 진압에 나선 것이다.
터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진압차량 2대를 동원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광장에 진입했다.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면서 저항했지만 순식간에 광장 한쪽 게지 공원까지 밀려났다.
정부 대변인을 겸하는 뷸렌트 아른츠 부총리는 전날 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12일 게지공원 시위대 대표와 대화를 하고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다만 그는 “불법 시위는 더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든지 불법 행동을 했다면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터키 정부가 대화와 진압이라는 강온 양면 전술을 통해 반정부 시위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터키 시위가 외부 불순 세력과 연계돼 있다는 주장을 했던 에도르안 총리는 이날 “이번 사건은 끝났다. 더는 관용을 보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경찰이 철수한 뒤 탁심 광장을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애초 터키 반정부 시위가 게지 공원에 대한 무력 진압으로 촉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탁심 광장 진압이 다시 시위를 격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