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두산 입성 동대문 상권 변한다

입력 2013-06-11 19:07

동대문 상권이 달라지고 있다. 롯데와 두산 등 대기업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변화의 선봉에 섰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 피트인이 문을 열면서 동대문 서부지역의 소매 상권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대문 서부 지역에 몰려 있는 소매 형태의 쇼핑몰은 초창기 패스트 패션과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면서 “하지만 홈쇼핑에 온라인·모바일 쇼핑몰까지 나오면서 경쟁력이 사라져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요구에 맞춰 롯데자산개발과 두산타워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피트인과 두타는 전형적인 닭장 형태의 동대문 쇼핑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선 쇼핑객을 위한 공간 확보에 공을 들였다. 1999년 문을 연 두타는 세 차례의 리뉴얼 작업을 거쳐 초반 1800여개에 달했던 매장 수를 520여개로 대폭 줄였다. 대신 매장 공간을 확장했고 쇼핑객을 위한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피트인은 아예 쇼핑객을 위한 넓은 공간을 갖춘 상태에서 문을 열었다.

이동 통로도 일반적인 동대문 쇼핑몰의 경우 90㎝∼1m로 협소하지만 두타의 경우 2.1m, 피트인의 경우 1.8∼2.4m다.

신진 디자이너들을 대거 유치한 것도 이들 쇼핑몰의 특징이다. 두타의 경우 520개 매장 중 152개가 디자이너 매장이고 피트인은 5층을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소속 디자이너들의 매장으로 꾸몄다. 제품의 질은 백화점 수준이지만 가격은 동대문 수준에 맞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훌륭한 실력을 갖췄음에도 자본력이 부족한 디자이너들을 육성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대기업의 자본력이 한몫했다. 롯데는 피트인 관리단과 20년 운영권 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입점 매장은 롯데자산개발에 매출에 대한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 수수료율은 백화점의 50∼70% 수준에 불과하다. 두산타워주식회사는 매장 임대 또는 임대 수수료 두 가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매장 수를 줄이면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지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히 매장 수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쇼핑몰 관계자는 “일반적인 동대문 쇼핑몰은 입점주들에게 구좌별로 팔고 있다”면서 “두산과 롯데는 매장 전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상품기획(MD)이나 전략의 교체가 원활하지만 다른 쇼핑몰들은 입점 업주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구해야 해 변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