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다르다”… 신바람 LG, 여름 대공세

입력 2013-06-11 19:01

지난 10년간 LG 팬들의 바람은 한결 같다. “희망 고문은 이제 그만.”

LG는 시즌 초반 잘나가다가 중반부터 곤두박질하는 패턴을 반복하며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어법에도 맞지 않은 ‘DTD’(Down Team Down:떨어질 팀은 반드시 떨어진다)라는 야구팬들의 조롱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전과 다를지도 모르겠다. ‘가을 야구’에 대한 LG 팬들의 오랜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각종 지표들이 LG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LG는 10일까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3.71로 2위에 올라 있다. 삼성(3.61)에 근소한 차로 1위를 뺏기긴 했지만 그동안 마운드 불안에 시달렸던 LG 입장에선 드라마틱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이맘때 LG는 넥센과 함께 2위에 올라있었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5위였다. 그동안 거의 예외 없이 ‘팀 순위=팀 방어율’ 공식 면에서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안정적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LG 마운드는 단단해졌다. 정현욱과 봉중근이 버티는 불펜은 견고하고, 선발진도 주키치가 홀로 부진할 뿐 신정락, 우규민에 새로 합류한 류제국까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며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것은 올들어 박빙 승부에서 역전을 쉽게 당하지 않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타선 역시 최근 눈에 띄게 짜임새가 좋아졌다. 특히 위닝 시리즈를 시작한 5월 22일 이후 LG는 팀 타율 2위, 득점 1위, 타점 1위에 올랐다. 베테랑 이병규 권용관 이진영에 문선재 정의윤 김용의 등 신진 그룹이 가세하면서 상대 투수에게 쉬어 갈 타자가 없어 보인다.

이외에 수비의 안정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LG는 병살타 유도율, 땅볼과 플라이볼 처리율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예전보다 위기관리 능력이 늘었다는 뜻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으로도 직결된다. 5월 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탄 LG가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팬들의 의구심을 떨치고 4강을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