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140만원선 무너져

입력 2013-06-11 18:55

삼성전자 주가가 날개 잃은 새처럼 연일 추락하고 있다. 비관적 전망으로 삼성전자에 타격을 날린 외국계 투자은행(IB) JP모건을 따돌리듯 국내외 증권사가 일제히 삼성전자를 비호하고 나섰지만 당장의 주가 하락에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가 삼성전자 주식을 사라고 제안하는 데 정작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53%(3만6000원) 떨어진 13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154만원이었던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주일 만에 10% 가까이 주저앉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130만원대를 기록하기는 지난 1월 28일(137만2000원) 이후 134일 만이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주가 폭락은 국내 주식시장 전체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이 사태에 불을 댕긴 것은 JP모건의 보고서였다. JP모건은 지난 6일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 전망을 31조8000억원으로 약 3조원 줄이고, 목표주가도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부품 공급망을 확인한 결과 3분기 주문량이 종전보다 20∼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이유였다.

다음 날인 7일 외국인 투자자는 너도나도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주가는 하루 만에 6.2%(9만4000원)나 빠지면서 14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한꺼번에 10만원 가까이 빠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 일이다.

이후 계속되는 삼성전자의 추락에 코스피도 힘을 못 쓰자 국내 증권사들은 앞 다퉈 지원사격에 나섰다. 삼성전자 실적 악화 우려가 과장됐다며 JP모건의 보고서를 반박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크레디트스위스나 UBS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도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투자 의견도 ‘매수’를 고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11일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 22만주 이상을 팔아치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