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메이저 무관 5년’ 설움 씻나

입력 2013-06-11 19:01


디오픈(브리티시오픈)이 전통을 상징한다면 US오픈은 미국 골프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따라서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언더파 스코어가 나오기 힘들게 매년 가혹한 코스세팅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챔피언 웹 심슨(미국)의 4라운드 합계 성적도 1오버파였다.

13일 밤(한국시간) 개막되는 제 113회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 골프장 동코스(파70·6996야드)도 예외는 아니다. 9년 만에 전장 7000야드가 안되는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리지만 USGA는 곳곳에 복병을 숨겨놨다. 벙커가 131곳이나 될 정도로 까다롭고 벙커 주변의 러프도 깊다. 페어웨이도 좁은데다 평평한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따라서 장타자보다 정교한 샷을 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그린에 깃발 대신 버드나무로 짠 바구니 모양의 붉은색 ‘위커바스켓’을 사용하는 것도 변수다. 풍향과 풍속을 알려주는 깃발이 없고 거리목도 설치돼 있지 않아 선수는 그저 감으로 승부를 펼칠 수 밖에 없다. 이 곳은 US오픈이 1981년 이후 32년 만에 열릴 정도로 투어 선수들에겐 생소한 코스다.

따라서 우승권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공식 연습라운드 전 조용히 사전 답사를 다녀갔다. 타이거 우즈는 지난 달 29일 캐디인 조 라카바만을 대동하고 비를 맞아가며 골프장의 회원과 라운드를 했다. 필 미켈슨은 지난 3, 4일 연습라운드를 펼쳤고 브랜트 스니데커도 일찌감치 코스를 둘러봤다.

올들어 4승을 올리며 ‘골프 황제’ 자리를 되찾았지만 진정한 재기를 알리고 싶은 우즈에겐 메이저 우승이 급하다. 우즈가 아픈 다리를 끌고 마지막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것도 2008년 바로 이 대회다. 그 이후 19번의 메이저 대회가 열렸지만 그는 번번이 좌절을 맛봐야 했다(4차례는 불참). 15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경신이 필생의 목표다.

US오픈에서만 세 차례 우승한 우즈는 1라운드에서 동반 라운드를 펼칠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애덤 스콧(호주)과의 대결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 스콧의 캐디는 우즈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여서 신경이 쓰인다. 우즈는 10일 그동안 사이가 나빴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연습 레인지에서 화해하며 분위기 조성에도 나섰다.

올 시즌 클럽을 바꾼 뒤 주춤하고 있는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과 지난해 PGA챔피언십 우승 당시 퍼터를 들고 나와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