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향한 비판 근거있어”… 심상정 통렬한 반성

입력 2013-06-11 18:24 수정 2013-06-11 22:23


진보정의당 심상정(사진) 대표가 11일 종북(從北) 논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대기업 노조만 챙겨온 진보 정당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진보 정당들에 대한 비판은 근거 있는 비판”이라며 통렬히 반성했다.

심 대표는 11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오늘은 저와 진보 정치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하려 한다”면서 진보 정당의 잘못들을 나열했다. 그는 “진보 정당은 노동중심성 패러다임에 경도됐다는 비판과 대기업 정규직들을 위한 정당이 아니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꼬집었다.

또 “진보 정당은 안보불안 세력이라는 불신이 널리 퍼져 있다”며 “분단과 전쟁을 겪은 우리 국민이 가질 수 있는 이념적 트라우마와 안보 불안을 깊이 주목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색깔론이 용인돼선 안 된다는 당위와 국민의 생명과 나라 안위를 지켜야 하는 책임 있는 공당의 능력과 자격은 구분돼야 한다”며 “진보정의당은 평화와 안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책임과 능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했다. 심 대표는 “진보는 항상 옳은지, 진보는 더 민주적인지에 대해 회의와 갈등이 있어 왔다”며 “민주화에 헌신한 진보가 정작 스스로는 민주주의 운영능력을 갖추지 못해 패권적 행태를 보였다”고 토로했다.

심 대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도 쏟아냈다. 그는 “재벌 권력과 천박한 시장논리 등 갑(甲)의 횡포를 지탱하는 법과 제도, 행정을 도대체 누가 만들었느냐”며 “쌍을 이뤄 기득권을 유지한 ‘슈퍼 갑’인 양당이 ‘갑의 공화국’을 만들어 왔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국민의 요구는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고 가듯 새 정치의 길을 터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