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논술시험 평가기준 첫 공개

입력 2013-06-11 18:13 수정 2013-06-11 22:29

서울대가 입학관리본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 ‘아로리(snuarori.snu.ac.kr)’를 통해 2013년 정시 논술고사에 출제된 문제와 평가 근거 등을 10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서울대는 논술 시험 평가 시 응시자의 과학·역사·지리 등 학문적 지식과 자료 분석력, 논리력, 가치관 등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대 논술고사에는 총 3개 지문 5개 문항이 출제됐다. 대상자는 경영대, 농경제사회학부를 제외한 인문계열과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지원자다.

첫 번째 지문은 ‘데이바 소벨과 윌리엄 앤드루스’의 ‘해상시계’를 일부 발췌해 재구성했다. 1700년대를 배경으로 항해자들이 항해 중 자신의 위치를 알기 위해 필요한 경도가 설정되는 과정과 시계 발명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 측은 “학생들이 제시문을 통해 과학, 역사, 지리의 발전, 천문학자와 시계공의 노력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시계처럼 주변에서 발견되는 사물을 통해 문명의 발전을 읽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출제의도 밝혔다. 이 지문의 첫 번째 문항은 약 7쪽(1만1000자)에 달하는 제시문을 800여자로 요약하는 것이다. 서울대에 따르면 제시문의 문구를 그대로 옮긴 응시자들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지문의 두 번째 문항은 응시자가 1714년 영국의 상인이라 가정하고, 경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의회에 제출할 탄원서를 작성하는 문제였다. 서울대 측은 “여기서 주목할 것은 ‘탄원서’로 의회 의원들을 설득해 국가차원에서 경도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논리적으로 타당해야 한다”고 평가기준 밝혔다.

두 번째 지문에는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20여 개국의 법치지수와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 유엔개발기구가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 등이 포함돼 있다. 지문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이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서술하라는 문항이 제시됐다. 서울대는 출제 의도에 대해 응시자의 자료 분석 능력과 민주주의에 관한 견해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경험과 행복’에 관한 내용을 담은 마지막 지문과 함께 ‘행복’에 관해 서술하는 문항도 출제됐다. 서울대 측은 “응시자의 행복에 대한 평소 가치관을 알아보기 위해 문제를 출제했다”고 밝혔다.

서울 대치동의 C논술학원 원장 김모(45·여)씨는 “합격을 위한 글은 정확한 독해와 비판적 분석능력에 기초한 논리적인 글”이라고 조언했다.

2014년도 서울대 정시는 수능 60%, 학생부 10%, 논·구술고사 30%가 반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