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44)] 믿음의 증거와 역사

입력 2013-06-11 16:21


몇 년 전, 이스라엘의 거래처 슈바르츠 박사의 딸 결혼식에 초청을 받아 이스라엘 전통 결혼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결혼식은 아주 성대했다. 그런데 결혼식 중에 특이한 예식이 있어 눈길이 갔다. 새신랑이 포도주 잔을 발로 밟아 깨는 장면이었다. 그 순간 하객 모두가 긴장한 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슈바르츠 박사에게 그 의식이 무엇인지 물어 보았다. 그 의식은 이스라엘의 성벽이 무너지고 나라가 망한 것을 기억하고 다시는 그런 일을 당하지 말자는 뜻이라고 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뜻이라고 한다.

역사는 영어로 HISTORY라고 표기한다. HISTORY란 ‘그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그’가 누구인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며,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이야기가 역사다. 이스라엘 국민의 역사를 기억하고 자손들에게 이것을 전수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결혼식장에서 모든 하객들과 함께 종교 지도자인 랍비의 주관 하에 기념행사를 하는 것이다. 참으로 현명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6월 6일은 현충일이었다. 조국의 오늘을 지킨 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날이다. 그리고 수난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다시는 이러한 어려움을 겪지 말자는 감시와 각오가 필요한 날이다.

한편으로는 빨치산 축제를 열겠다는 분들의 기념행사 건으로 논란이 생긴 것을 뉴스를 통해 알았다. 그분들도 지리산 자락에서 공산주의를 위해 싸우다 돌아간 형제와 부모님들의 힘들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무언가 기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분들의 한도 이제는 풀고 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현충일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위해 목숨 바친 영령들에 대한,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 위협이 가중한 때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스라엘 민족은 믿음의 증거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하나님을 잊지 않도록 자손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홍해를 건너게 하신 하나님, 유월절의 기적과 조상 야곱의 축복의 돌 제단, 요단강을 건너 여리고 성을 허락하신 기념의 돌 제단 등 무한히 많은 믿음의 증거들이 남아 민족이 흩어지거나 하나님을 떠나지 말고 그분 안에 있어야 민족이 살 수 있다는 믿음의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은 선민인 이스라엘과 끝까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수천 년 간 이어오게 하고 교육하여 세계에서 제일 부자인 민족을 만들었고 문화, 사회, 예술에서 이들은 으뜸 민족이 되었다. 인구가 1천 만도 되지 않는 나라가 세계의 역사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는 믿음이 약해질 때가 많다. 그 때 바로 믿음의 증거가 우리를 다시 하나님께 돌리게 한다. 믿음의 증거는 방언이 될 수도 있고, 죽을병에서 치료되는 경험,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생명을 구해 주신 것,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기적같이 회복시켜 주신 경험, 실망과 좌절로부터 죽음의 직전에서 구해 주신 것 등 모든 것이 믿음의 증거이다. 믿음만이 약할 때 하나님이 우리를 연단시키시고 정금과 같이 순수하게 만드시고 우리를 그의 자녀로 확고하게 만드신다.

그래서 때로는 큰 시련과 연단이 우리의 믿음의 증거가 되어 신앙이 대를 이어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역사의 주관자이시고 나의 주관자이시며 이민족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조국을 위해 몸을 바쳐 위기의 조국을 지킨 영혼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따뜻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끝으로 젊은 나이에 이역만리에서 이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키려 목숨 바친 미국을 비롯한 참전국 영령들에게도 감사한다는 기도를 하나님께 올린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