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페셜’로 단막극 부활 기지개

입력 2013-06-10 19:22


KBS의 ‘드라마 스페셜 단막 2013’이 단막극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TV 단막극은 가치는 크지만 상업성이 떨어져 지상파 방송 편성에서 늘 뒷전으로 밀려왔던 아이템. 이번에 KBS 2TV가 황금시간대인 매주 수요일 밤 11시20분 파격 편성을 결정하면서 향후 시청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 제작진과 류수영(34) 이기광(24) 등 출연 배우들은 10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청률 7%’ 달성 시 이색 공약을 제시하는 등 의욕을 내비쳤다.

12일 선보이는 1회 ‘내 낡은 지갑 속의 기억’은 시청률 대박을 터뜨린 ‘제빵왕 김탁구’의 연출자 이정섭 PD가 찍었다. 요즘 군 체험 리얼 예능 ‘일밤-진짜 사나이’(MBC)로 인기몰이 중인 류수영이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는 주인공 역할을 맡았고, 남보라(25)가 그를 좋아하면서 기억을 찾도록 도와주는 여고생으로 등장한다.

류수영은 “단막극은 이야기가 정해져 있고, 제작비가 적은 만큼 간접광고(PPL)도 적어 상대적으로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장르”라며 “데뷔 초 6∼7개 단막극을 했었는데 그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서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률이 7%를 넘을 경우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직접 건빵을 튀겨 시민들에게 판매한 뒤 좋은 곳에 쓰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정섭 PD는 “워낙 제작비가 적어서 출연료를 30∼50%씩 디스카운트했다”며 “좋은 드라마에 좋은 역할이 있으니 출연료에 신경 쓰지 말자고 제안했고, 흔쾌히 응해 하루 만에 캐스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조연급에선 TV에 얼굴을 처음 알리는 배우도 있다”며 “괜찮은 연극배우들에게 출연료와 상관없이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출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소개했다.

2회 ‘내 친구는 아직 살아있다’는 아이돌 그룹 비스트 멤버인 이기광이 주인공이다. 시한부 고교생으로 죽기 전 첫 키스 상대를 찾아 나서고, 이 과정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연적이 되는 흥미로운 스토리다. 드라마 ‘드림하이 1·2’로 고교생 성장 드라마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이응복 PD가 연출했다.

이기광은 “드라마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데 첫 주연을 맡아서 책임감을 느껴 더 열심히 했다”며 “시청률이 행운의 숫자 7%를 넘기면 비스트 앨범 활동 중 ‘뮤직뱅크’에서 ‘단막극 대박’이라고 외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