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가른 3차연장 18홀… 박인비, 짜릿한 3m 버디로 마무리

입력 2013-06-10 18:55 수정 2013-06-10 18:57

“오늘은 마라톤을 완주한 것 같다. 너무나 긴 하루였다.”

폭우로 인해 마지막 날 3, 4라운드를 치른 뒤 3차 연장전까지 가는 ‘39홀 마라톤’ 혈전 끝에 우승한 박인비는 “연장전에 간 것은 행운이었고, 우승은 거의 기적이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인비는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우승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스스로를 격려했다.

박인비는 4라운드 17번홀까지 1타차 단독 선두를 달렸으나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지며 뼈아픈 보기로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작성, 베테랑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와 동타를 이루고 연장전에 들어갔다. 매튜는 2009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통산 4승을 올린 44세의 노장. 그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파4홀인 18번, 10번홀에서 열린 연장 1, 2차전을 파로 비기며 3차전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체력 부담이 큰 듯 3차전이 치러진 18번홀에서 티샷이 오른쪽 깊은 러프에 빠져 네 번째 샷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렸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려 기다리던 박인비는 매튜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2라운드를 모건 프레셀(미국)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끝낸 박인비는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프레셀보다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들어갔다.

박인비는 4라운드에서도 프레셀과 동반 플레이를 펼쳐 한 때 프레셀에 3타 앞서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티샷이 난조에 빠지면서 16번홀과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 프레셀보다 1타 앞섰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인 매튜가 연장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스윙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다행히 연장전에서는 티샷이 모두 페어웨이를 지킨 것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한편 최운정(23·볼빅), 유선영(27), 신지애(25·미래에셋), 양희영(24·KB금융그룹)이 3언더파 285타를 쳐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