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대학살 기획자 로젠베르크 일기 발견

입력 2013-06-10 18:57

아돌프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알프레트 로젠베르크의 400쪽짜리 일기가 발견돼 조만간 공개된다. 나치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실상 연구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로젠베르크의 일기에 대한 미국 홀로코스트 추모박물관의 예비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로젠베르크의 일기는 홀로코스트를 포함한 나치시대 연구에 중요한 문건”이라며 “특히 독일 제3제국(1933∼1945년 히틀러 치하의 독일) 정책과 관련한 많은 이슈에 새로운 빛을 비춰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기에는 기존 연구 결과와 상반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로젠베르크가 1936년 봄부터 1944년 겨울까지 쓴 일기에는 그가 히틀러와 친위대 사령관인 하인리히 히믈러, 나치 정권 2인자인 헤르만 괴링 등과 가졌던 회의 내용과 함께 독일의 소련 침공, 유대인과 동유럽인 대학살 계획 등도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또 히틀러의 심복 루돌프 헤스가 1941년 강화를 맺을 목적으로 비행기를 몰고 영국으로 간 일과 유럽 전역에서 미술품 약탈 등을 두고 나치 지도부 내에 있었던 갈등도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일기는 대부분 휘갈겨 쓴 필기체로 적혀 있으며 일부는 나치 공식 문서의 뒷장이

나 찢겨낸 장부가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젠베르크는 나치 초기 인종 문제에 대한 핵심 이론가로 나치의 외교부문을 이끌며 나치 신문 발행을 책임졌다. 로젠베르크의 일기는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지만 1946년 로젠베르크가 처형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홀로코스트 추모박물관과 미 국토안보부는 올 초 로젠베르크의 담당 검사였던 허버트 리처드슨의 옛 비서의 집에서 일기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코스트 추모박물관 등은 조만간 공동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일기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