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메이저 연속챔프’ 박세리 뛰어넘는다… 박인비 웨그먼스 우승

입력 2013-06-10 18:49


‘세리 키즈’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박세리(36·KDB금융그룹)를 뛰어넘을까.

세계랭킹 1위인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534야드)에서 열린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3차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33만7500달러(약 3억7700만원)를 보탠 박인비는 유일하게 시즌 상금 100만 달러(122만1827달러)를 돌파했다.

올 시즌 4승으로 LPGA 투어 다승왕을 질주중인 그는 통산 7승, 메이저대회는 3승째를 거뒀다.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던 박인비는 2005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을 석권한 이후 8년 만에 단일 시즌에 2개 메이저대회 연승을 거뒀다.

1998년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TV로 지켜보며 골퍼의 길로 들어섰던 박인비는 이제 선배를 능가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1998년 미국 무대에 데뷔했던 박세리는 그해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석권하며 한해에만 두 번 연달아 ‘메이저퀸’에 올랐다. 박세리는 이후 2001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2002년 LPGA 챔피언십, 2006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등 총 5회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박인비는 박세리가 1998년 이룩했던 한 해 두 차례 메이저 석권을 이미 달성했다. 올해부터는 에비앙 마스터스가 메이저대회로 추가돼 우승 기회가 한 번 더 생긴 만큼 박인비는 박세리의 기록을 뛰어넘을 기회를 잡았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박인비는 박세리가 이루지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LPGA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인비는 올해 남은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에비앙 마스터스 중 한 대회에서 우승하면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전체 일정의 절반가량인 13개 대회 만에 4승을 쓸어담은 박인비는 박세리의 시즌 최다승인 5승에도 도전하고 있다. 박세리는 2001, 2002년에 각각 5승씩을 올려 모두 25승을 달성했다.

박인비의 이런 기세라면 ‘올해의 선수상’도 꿈이 아니다. 한국선수 가운데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선수는 없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박세리도 이 상은 받지 못했다. 지난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막판까지 올해의 선수상을 다툰 박인비는 올해 이 부문 191점으로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87점), 3위 루이스(85점)를 크게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중이다.

“최대한 일찍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으면 한다”고 희망을 표시한 박인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데 지금처럼 선수생활을 할 때 출전 기회가 생기는 건 큰 행운”이라며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며 새로운 목표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