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큰손’ 한은 “첫 공모전 열어요”
입력 2013-06-10 18:45
한국은행이 3년 만에 ‘미술계 큰손’으로 다시 나선다. 1950년대부터 미술품을 사들인 한은은 이미 13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감정가만 58억원에 이른다. 1억원을 넘는 작품 6점을 포함해 ‘A급 작품’이 256점이나 된다.
한은은 창립 63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미술계 지원을 위해 오는 12일 신인작가 공모전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한은은 당선작을 갤러리에 전시하는 한편 여건이 맞으면 일부 작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공모전 모집 부문은 한국화, 서양화, 사진, 판화 등 평면 예술 분야이며 응모자격은 만 40세 이하 대한민국 국적 작가다. 참가신청은 다음 달 22일부터 8월 16일까지다. 심사를 거쳐 선발된 5명 이내의 작가 작품은 한은 화폐박물관 2층 한은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미술품을 사온 한은이 직접 공모전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한은은 1347여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감정평가업체 평가 결과 모두 57억9461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작가의 작품인 ‘A급’ 작품은 256점이다. 청전 이상범의 ‘야산귀로’와 ‘산천한설’, 김인승의 ‘봄의 가락’, 도상봉의 ‘성균관 풍경’ 등은 1억원을 넘는 고가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조각품 두 점을 더해 1억원이 넘는 작품은 총 6점이 있다. B급은 286점을 가지고 있으며 C급은 281점, 아마추어 작품 등이 대부분인 D급은 542점을 보유 중이다.
중앙은행인 한은이 미술품을 보유하게 된 것은 50년대 정부가 국책은행을 동원해 미술품 구매 등 미술계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90년대 이후 정부의 요청은 사라졌지만 비정기적으로 작품을 구입해왔다”고 말했다. 5만원권을 만든 2008년에는 이종상 작가의 신사임당 초상화를 구입했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미술품은 2010년 전임 총재의 초상화였다.
다만 대부분의 미술품은 창고에 쌓여 있고 일부를 가끔 한은갤러리에 전시할 뿐이다.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대대적인 전시를 했던 것이 마지막 공식 외부 공개 행사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