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 사업 참여 3社, 반대급부 제시 경쟁
입력 2013-06-10 18:43 수정 2013-06-10 22:30
차기 전투기(F-X)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보잉과 록히드 마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기종결정을 앞두고 치열한 막판 공세를 벌이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10일 “F-X 사업 후보 업체 3개사의 절충교역제안을 받아본 결과, 예상 총 사업비 대비 60% 수준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당초 방사청이 제시한 총 사업비 대비 50%를 넘는 수준이다. 절충교역은 해외 무기나 장비를 구매할 때 계약상대방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거나 국산 무기 또는 부품을 수출하는 교역형태를 말한다. F-X 기종평가 항목은 수명주기비용(30.00%), 임무수행능력(33.31%), 군운용적합성(17.98%), 경제적 및 기술적 편익(18.42%) 4가지이며 절충교역은 경제적 및 기술적 편익에 해당된다.
총 8조30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F-X 사업에 보잉은 F-15SE를, 록히드 마틴은 F-35A를, EADS는 유로파이터를 각각 후보기종으로 등록했다. 방사청은 국내 업체와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등 민·관·군이 협의해 410여개의 협상방안을 업체에 제안했다. 3개사는 모두 20억 달러(약 2조2400억원) 내외의 절충교역안을 제시했고, AESA레이더 통합과 기술개발, 스텔스 데이터 링크 설계기술 등 전투기 설계의 핵심기술도 3개사 모두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 보잉은 국내항공업체 생산 부품을 수십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고 우리 공군이 활용할 수 있는 합성전장모의시스템(LVC)을 구축하겠다고 제안했다. LVC는 가상환경과 실제 상황을 융합해 종합적으로 전장상황을 훈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으로 록히드 마틴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록히드 마틴은 막판에 한국군의 독자 통신위성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EADS는 차기 전투기 60대 중 53대를 한국 내에서 최종 조립하고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등 상당 수준의 기술 이전과 국내 업체의 부품을 수십억 유로어치 구매하겠다고 했다.
방사청은 절충교역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다음 주부터 가격입찰을 시작할 계획이다. 가격입찰은 후보 업체들이 총 사업비를 제시하는 것으로 방사청은 목표액 수준이 제시될 때까지 입찰을 계속할 예정이어서 기종결정은 빨라도 7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기종마다 단점이 있어 어떤 기종을 선정하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세대 전투기로 스텔스 운용전술면에서 앞서가고 있는 F-35A는 북한에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고 스텔스기를 확보하고 있는 주변국과의 전력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 성능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았고 구매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 인도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F-15SE는 우리 공군의 F-15K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고 스텔스 기능을 추가해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실체가 없는 전투기로 우리가 구매해야 개발이 시작되고 우리 공군만 사용하는 전투기가 될 수 있어 운용유지비용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파이터는 리비아전을 비롯 실제 전투에 투입돼 성능이 검증됐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다. 독일과 영국 등 유로파이터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들도 유지비용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