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문가들이 본 오바마·시진핑 회담
입력 2013-06-10 18:18 수정 2013-06-10 22:38
미·중 정상회담을 지켜본 중국 내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은 앞으로 4년 또는 10년 동안 중·미 관계가 나아갈 큰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4년과 10년은 각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남은 임기를 지칭한다.
즉 ‘태평양을 뛰어넘은 악수’가 가장 큰 소득이라는 것이다. 두 나라가 1979년 수교를 통해 관계 정상화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새로운 의미의 관계 정상화를 달성했다는 뜻이다.
중국공공외교협회(회장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와 중국국제문제연구소는 9일 오후 미·중 정상회담 종료에 맞춰 ‘중·미 관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취싱(曲星) 중국국제문제연구소장은 “이번 회담은 양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데 맞춰 두 정상이 양국 간 문제는 물론 다양한 국제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시 주석이 미국으로 바로 가지 않고 중남미 국가들을 거친 뒤 캘리포니아에서 오바마를 만난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양국 관계에 ‘함축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태평양 연안에서 ‘태평양을 초월한 협력’을 논의한 것은 아주 중요한 상징성이 있다는 것이다.
취 소장은 이런 분위기에서 신형 대국관계는 물론 ‘중국의 꿈은 세계의 꿈과도 통한다’는 점을 서로 얘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고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한 다음 협력을 증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신형 대국관계는 ‘굴기 국가’와 ‘수성 국가’가 서로 대항하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여행을 다녀온 중국인이 150만명에 달했다”며 “10년 뒤에는 미국을 여행하는 중국인이 한 해 1000만명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수치는 그때쯤 전체 중국인 해외 여행객의 3%에 해당한다.
이 경우 1인당 5000달러 내지 1만 달러를 소비한다면 500억∼1000억 달러가 미국인의 수입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양국 간 우호적인 관계는 미국에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도움이 된다고 내다봤다.
저우원중(周文重) 보아오아시아포럼 비서장은 중·미 수교 뒤 30여년을 돌이켜볼 때 이익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어떻게 새로운 양국이 협력의 돌파구를 만들어 나가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시 주석이 이번에 “서로 이익이 합치하는 부분을 늘려갈 수 있다”고 강조한 점을 상기시켰다.
마전강(馬振崗) 중국공공외교협회 부회장은 “서니랜즈에서의 만남은 일찍이 없었던 형식”이라고 지적하며 “두 나라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두 정상이 당초 예정을 앞당겨 만난 것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