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성지 ‘고대도’ 기독 순례지 개발

입력 2013-06-10 18:11 수정 2013-06-10 20:37


충남 보령시는 백석대와 손잡고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선교 성지인 고대도(古代島)를 기독교 순례지로 개발키로 했다.

보령시는 지난 7일 백석대와 고대도 관광 활성화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대도를 기독교 순례지로 개발하기 위해 상호 정보 교류와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관광 인프라 조성과 관광객 유치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약이다. 백석대는 지난 4월 충남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고대도를 방문한 뒤 보령시에 협약체결 의향서를 전달했다.

안면도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해상에 있는 고대도는 독일인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1832년 7월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머무른 곳이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영국 동인도회사의 통상개척선 로드애머스트호를 타고 고대도에 도착해 기독교를 전파하고자 했으나 조선 정부의 통상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체류기간 동안 주민들에게 한문 성경과 전도서를 나눠주고 감자 재배법을 전수했다. 어학 능력이 뛰어났던 귀츨라프 선교사는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고 중국 관련 선교잡지에 ‘한글에 관한 소견’이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에 파종된 하나님의 진리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없어질 것인가?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주님께서 예정하신 때에 푸짐한 열매를 맺으리라”는 글을 남겼다.

고신대 이상규 교수는 “1816년 9월 영국 해안탐사선이 충남 서천 마량진에 상륙해 조선인 첨사에게 영어 성경을 전달한 일이 있지만 이를 한국 개신교 선교의 기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귀츨라프의 내한이 개신교 전래의 시작이며 조선을 서양에 소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고대도에는 ‘귀츨라프 선교사 기념 고대도교회’가 있다. 2005년 예장 합신 총회가 세운 이 교회에는 귀츨라프의 선교활동을 소개하는 전시관이 설치돼 있다.

백석대 최갑종 총장은 “고대도 관광자원 개발과정에서 기독교 문화 콘텐츠와 테마를 발굴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체험관광 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