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주스가 올해 대세… 노점상도 아이디어 시대

입력 2013-06-10 18:03


요즘은 노점 음식에도 트렌드가 있다. 떡볶이 어묵 같은 전통 아이템은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는 추세다. 거리에서 지갑을 여는 건 대부분 젊은층이어서 변덕스러운 이들의 입맛을 따라잡아야 노점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도 높아진다.

올 여름 거리음식의 대세는 ‘사탕수수 주스’란 것이다. 사탕수수 열매를 찐 뒤 즉석에서 그 즙을 짜 비닐팩에 담아주는 노란색 음료로 가격은 2500원 정도.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모(51·여)씨는 지난달 고민 끝에 서울 홍익대 앞에 사탕수수 노점을 열었다. 2년간 떡볶이 소시지 등을 팔았지만 돈벌이가 시원찮아 ‘업종변경’을 택했다. 서울 명동에 처음 등장한 사탕수수 노점에 현장조사차 갔다가 젊은이들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줄지어 사먹는 모습을 보고 과감히 사탕수수 주스 기계를 구입했다.

서울 종로3가 극장가 앞은 오래 전부터 영화 관객을 겨냥해 오징어 쥐포 문어발 계란빵 노점상이 밀집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이런 전통 노점 자리를 ‘레모네이드’ ‘파 닭꼬치’ 같은 새로운 품목이 대체해 가고 있다. 역시 젊은이들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다.

같은 먹거리도 누가 더 튀는 방식으로 파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에는 수많은 솜사탕 노점상이 모여들었다. 그중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한 장면인 ‘솜사탕 키스’ 사진을 걸어둔 노점에는 긴 줄이 생긴 반면 평범한 솜사탕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소시지 꼬치구이를 팔던 박모(58)씨도 옆 노점상의 30㎝짜리 ‘롱 소시지’만 인기를 끌자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이제 식상한 아이템으론 이런 장사도 못할 것 같다”며 “새로운 품목으로 바꿔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유나 박요진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