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 개선 한방 보습제 ‘아토순’ 개발
입력 2013-06-10 17:43
최모(15)군은 세 살 때부터 피부가 가려워 긁으면 금세 짓물러 염증이 도지는 아토피 피부염에 시달려오다 얼마 전 신기한 경험을 했다. 팔꿈치와 목 부위 등에 진물이 흐르고, 피가 날 때까지 손으로 긁어도 가려움증을 해소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하던 피부염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한방에서 알레르기성 비염과 불면증 치료용 약재로 사용되는 ‘유근피(楡根皮)’의 진액으로 만든 보습제를 어머니 권모(46)씨의 권유로 매일 환부에 바르고 나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변화다.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한약재, 유근피가 아토피성 피부염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근피란 무늬용 목재로 주로 사용되는 느릅나무의 뿌리를 싸고 있는 껍질을 가리킨다. 예부터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다스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염증을 잘 진정시켜 피부에 난 종기 등 악성 피부병을 치료하는 데 자주 사용돼온 한약재다.
조선의 명의 허준이 지은 한의서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배설을 도와주는 작용이 있어서 대소변이 통하지 못하는 병에 주로 쓰인다. 특히 오줌을 잘 누게 하고 위장의 열을 없애며 부은 것을 가라앉히고 불면증을 낫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서울 서초동 평강한의원 이환용(사진) 원장은 “특히 종기나 환부에 생 느릅나무 껍질을 벗겨 찧어 붙이면 고름이 빠져 나오고 새살이 잘 돋아나와 한때 최고의 종창 약으로 꼽히기도 한 약재”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유근피가 이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에 이어 아토피 피부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내고 유근피를 주성분으로 한 한방 보습제(아토순)를 개발했다. 연구결과 아토순은 바르는 즉시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을 해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아토피 체질 아이들이 사용하면 가려움증으로 피부를 긁는 일이 줄어들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유근피가 아토피 환자의 몸속에 있는 독소를 제거하고 피하 진피층의 혈액순환을 도와 자연치유능력을 최대로 이끌어내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