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이 걸어온 길… 70년대 민주화-80년대 통일운동 ‘시대’를 밝혔다

입력 2013-06-10 17:35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생태운동 등 대사회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 온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의 지난 60년은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교단의 역사 안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기장은 1940년 설립된 조선신학교에 신학적 뿌리를 두고 있다. 조선신학교는 근본주의 일색이었던 당시 조선의 신학계를 반성하고 세계 신학적 조류와의 교류, 경건하면서도 자유로운 신학 연구를 통해 가장 복음적인 신앙에 도달하도록 지도하는 것 등을 목표로 설립됐다. 이를 위해 학교는 교수가 학생의 사상을 일방적으로 억압하지 않고, 세계 신학의 다양한 학설과 성경에 대한 현대 비판학을 소개토록 했다.

기장의 출범은 1953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와 분립하며 이뤄졌다. 1952년 예장 총회는 조선신학교 교수였던 고(故) 김재준 목사가 ‘성경 무오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목사 면직 처분을 내리고 조선신학교 졸업생들에게 교역자 자격 부여를 금하도록 결정했다. 이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듬해 6월 10일 서울 동자동 한국신학대학 강당에서 별도의 총회, 즉 ‘호헌총회’를 통해 ‘새역사’를 시작했다.

1970년대 기장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기장 선교 방향의 기준이 된 ‘역사참여신학’과 ‘하나님의 선교신학’은 ‘교회의 사회화’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기장은 민주화·인권운동, 빈민 사역을 중점적으로 수행했고, 수도권 빈민지역 여러 곳에 교회를 세워 1980년대 민중교회운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민주화·인권운동은 1980년대에 이르러 통일운동으로 발전됐다. 기장 관계자는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기장은 민주화의 선결과제가 자주적 분단 극복과 한반도 평화적 통일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기장은 1984년 통일문제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대적 변화에 따른 선교교육정책을 보완한 ‘제5문서’를 1987년 제72회 총회에서 채택했다.

설립 50주년이었던 2003년은 기장의 희년이었다. ‘2003년 희년신앙선언’을 선포한 기장은 ‘제5문서’를 뒤이을 ‘희년문서’와 ‘장로교신조모음’ ‘희년예배서’ 등을 출간하며 교회 본질 회복을 통한 교회의 성숙한 성장, 풍성하고 충만한 생명을 이뤄간다는 교단의 과제를 제시했다. 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회의 역할도 선교 과제로 천명했다.

현재 기장은 비전2015운동본부와 생태공동체운동본부, 평화공동체운동본부 및 한기장복지재단 등으로 조직을 구성해 이 같은 과제들을 수행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