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섭식장애의 치료

입력 2013-06-10 17:12


살이 찔까봐 두려워하며 음식을 마음껏 먹지도 못하는 섭식장애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거식증과 폭식증, 과식증 환자들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은 거식증과 폭식증이다.

먼저 거식증에 걸린 당사자에게 건강에 필요한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현저한 저체중 상태인데도 체중이 증가할까봐 몹시 두려워하며 먹는 것을 제한하고 강박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의도적으로 구토 혹은 살 빼는 약(이뇨제, 변비약 등)을 먹기도 한다. 심각한 저체중임에도 자신이 그런 상태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거식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무조건 음식을 먹지 않고 운동량을 많이 늘려 저체중을 유지하는 경우와 폭식 후 구토 혹은 하제(설사약) 복용 등의 보상행동을 통해 저체중을 유지하는 경우다.

거식증에 걸린 성인은 눈에 띄게 체중이 감소한다. 반면 청소년과 아동은 체중 증가가 있더라도 또래의 연령별 성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흔히 거식증 환자들이 변비와 복통을 겪으며 어지럼 혹은 기절, 신체(얼굴, 발목 등) 부종 등의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머리털이 빠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며 손발이 마르고 건조해지는 증상도 자주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엔 생리불순, 골밀도 감소 및 이로 인한 골다공증이 촉진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거식증 환자들이 자신들이 병적으로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행동이 명백하게 잘못된 것임에도 이를 부정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들은 식사와 관련된 의례적 행동, 예를 들면 음식을 먹기 전에 미리 잘게 잘라놓는 등의 행동을 하거나 식사 때마다 일련의 의식 절차를 밟기도 한다. 또 저체중이 분명한데도 본인들이 뚱뚱하다고 말한다.

통제가 쉽지 않기로는 폭식증도 마찬가지다. 폭식증이란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는 그로 인한 체중증가를 피하기 위해 구토를 하거나 이뇨제를 복용하고, 한동안 지나치게 식이제한을 하거나 운동을 과도하게 하기도 하는 유형이다. 거식증 환자들처럼 체중증가에 대한 두려움과 왜곡된 신체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섭식장애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는 증상과 병력에 따라 다르다. 우선 신체적 위험이 그다지 심하지 않을 때는 통원 치료를 받도록 한다. 그러나 신체적 손상 위험이 높거나 병력이 오래된 경우, 과거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경우에는 입원 치료를 권한다.

치료에는 먹고 뱉기를 반복하거나 아예 먹기를 거부해 떨어진 기력을 회복시키면서 잘못된 정신세계와 마음가짐도 바로잡는 인지행동치료와 정신치료, 치료 의지를 북돋우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이들 치료의 목표는 당사자의 행동과 생각을 바꿔줌으로써 새로운 자세로 삶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