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폭풍의 화가’ 변시지 화백 별세
입력 2013-06-09 19:19
‘폭풍의 화가’ 우성(宇城) 변시지(87) 화백이 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1926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31년 여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오사카 미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1948년 일본 최고 권위의 ‘광풍회전’에서 최연소로 최고상을 수상해 유명세를 타고, 이듬해 첫 개인전을 가졌다.
1957년 한국으로 돌아온 고인은 서양화를 그리면서도 한국적인 미를 담아내는 데 몰두했다. 서라벌예술대학(중앙대)과 한양대 등에서 후학도 양성했다. 1975년 중앙화단을 뒤로 하고 제주대 교수를 맡아 고향에 정착했다.
폭풍 치는 해안가를 배경으로 조랑말과 기울어진 소나무, 초가집, 까마귀, 깡마른 사내 등이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고독과 기다림, 한을 자아내며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획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작품 2점이 상설 전시되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이학숙씨와 아들 정훈, 딸 정은·정선씨가 있다. 빈소는 서귀포 한빛장례식장, 발인은 12일.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