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또… 보조금 조사중에도 ‘주말 치고 빠지기’
입력 2013-06-09 19:04
이동통신사들이 과도한 보조금 지급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주말마다 기습 보조금을 지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최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임원을 불러 경고했다고 9일 밝혔다. 통신사들이 주말을 중심으로 ‘치고 빠지기’식 보조금 정책을 펴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지난달 초 “올해 들어 보조금 경쟁을 주도한 사업자 한 곳을 엄중 처벌하겠다”며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그 이후 보조금이 줄어들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보조금 살포를 통한 가입자 쟁탈전이 은근히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17일간 발생한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총 56만9658건으로 하루 평균 3만3509건이었다. 이는 과열 기준으로 판단하는 하루 2만4000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주말을 뺀 영업일을 기준으로 이 기간에 번호이동 건수가 과열 기준을 넘지 않은 날은 단 4일에 불과하다. 특히 정부의 감시가 느슨한 주말에 집중적으로 보조금이 투입되고 있다. 전영만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보조금이 주말과 평일 중간에 튀듯이 증가한다”며 “지난주 경고를 받고도 또 주말 보조금 정책을 쓰면 재차 경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기 차원 처벌’ 경고를 무시하고 이통사들이 다시 보조금 정책을 펼치는 것은 분기별·반기별 목표 실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TE 2위를 둘러싼 KT와 LG유플러스의 자존심 대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