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구하고 다친 義犬의 귀환

입력 2013-06-09 18:45

의견(義犬) 카방이 돌아왔다. 주인의 딸을 구하기 위해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몸을 던진 카방이 8일(현지시간) 고국인 필리핀 마닐라국제공항에 들어서자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카방은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코와 턱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진 못한 모습이었다.

셰퍼드 잡종인 카방(2·암컷)은 2011년 12월 아홉 살 소녀와 사촌언니가 길거리에서 오토바이에 치일 뻔하자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카방은 두 소녀를 구하는 대신 코와 턱이 완전히 찢어져 나갔다. 카방의 ‘의로운 행동’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알려지자 전 세계 각지에서 2만7000달러(약 3021만원)가 모였다. 수천 명이 답지한 성금으로 카방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코를 재건하는 성형수술과 더불어 심장사상충, 암 치료도 병행됐다.

개의 진로도 결정됐다. 카방은 책임 있는 동물 주인의식 캠페인을 위한 친선 대사견(goodwill canine ambassador)이 될 예정이라고 수의사가 전했다. 귀국하는 날에도 수의사를 향한 뽀뽀와 꼬리 흔들기로 개가 인간의 좋은 친구임을 보여줬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카방의 주인 루디 붕갈씨 등 가족들은 8개월간의 장기 치료를 마친 개를 얼싸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