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병 출신 60대 노인 “문화혁명 피해자에 사과”
입력 2013-06-09 18:45
과거 중국 문화혁명기 홍위병 출신 인사가 문화혁명 희생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개혁 성향 잡지인 염황춘추(炎黃春秋) 는 최신호에서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이었던 류보친이라는 인물의 사과 광고와 함께 편집장에게 배달된 두 통의 편지 내용을 소개했다.
류씨는 편지에서 “나는 순진했고 쉽게 속아 넘어갔다. 좋고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했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문화혁명의 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있고 내가 저지른 잘못된 행동들을 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문화혁명이 끝난 이후 내가 공격했던 사람들을 찾아 나섰고 일부 희생자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받았다”면서도 “정신적 구원을 얻기 위해 모든 희생자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류씨는 산둥성 지난 출신으로 그가 문화혁명 초기 중학생이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현재 60대 초반인 것으로 추정된다.
류씨의 편지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소개되면서 활발한 온라인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염황춘추가 홍위병의 고백을 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잡지는 2010년에도 베이징 출신으로 왕지위라는 이름의 홍위병이 문화혁명 기간 누군가를 때려 숨지게 했던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주쉐친 상하이대 교수는 “홍위병 출신의 공개 사과가 이 시점에서 나온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문화혁명을 일으킨 시스템상의 문제를 더 깊이 파헤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