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의 베스트셀러 뮤지컬로 부활하다

입력 2013-06-09 17:17


주인공은 뮤지컬계 대표 배우 류정한, 대문호의 유명 소설 원작, 배경은 18∼19세기 프랑스, 작곡가는 미국인, 화려한 의상, 그리고 재공연 요청에 힘입어 6월 무대에 오르는 작품. 여러 공통점을 가진 대형 뮤지컬 두 편이 선보인다. ‘몬테크리스토’와 ‘두 도시 이야기’가 그것이다.

◇복수보다는 용서 ‘몬테크리스토’=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원작. 누명을 쓰고 14년 동안 감옥에 갇힌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가 탈출 후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새 삶을 살며 자신을 파멸시키려 한 자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이번에는 복수보다는 용서와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돌아온 ‘몬테크리스토’에서 새롭게 연출을 맡은 박인선씨는 “한국인 연출인 만큼 우리 정서에 맞게 드라마를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몬테크리스토가 복수를 결심했다가 결국 용서하게 되는 장면을 좀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기존 음악을 바꾸면서까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 전의 연출은 뮤지컬 ‘레베카’도 이끌었던 미국인 로버트 요한슨이었다.

음악은 ‘지킬 앤 하이드’ ‘황태자 루돌프’로 유명한 미국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 와일드혼 특유의 서정적인 음악이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와 조화를 이룬다.

이번 공연의 매력은 화려한 캐스트. 시원하게 내지르는 가창력이 일품인 류정한, 섬세한 감정연기가 강점인 엄기준, ‘천상의 목소리’라는 별명을 가진 임태경이 주역에 캐스팅됐다. 또 2010년 이 작품에서 조연을 맡았던 김승대가 이번에는 주역으로 함께 무대에 선다. 류정한은 초반 10회만 특별출연한다.

의상도 볼거리다. 극과 극을 오가는 주인공의 내면을 옷으로 표현하기 위해 자수를 사용했다. 몬테크리스토의 복수 장면에 나오는 빨간 망토에 불타는 뱀이 수놓아져 있는 식이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측은 “수수한 서민 의상부터 상류층 귀족들의 파티 의상까지 180벌의 옷을 준비했다”며 “특히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의상은 인도에서 직접 공수한 원단에 장인들이 비즈와 자수를 놓았다”고 전했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8월 4일까지.

◇위대한 사랑의 부활 ‘두 도시 이야기’=18세기 격동의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한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이야기다. 냉소적인 영국 변호사 시드니 칼튼은 짝사랑하는 여인 루시 마네트를 만나 가슴이 따뜻한 인간으로 변모하며 결국 그녀의 행복을 위해 목숨마저 내놓는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1812∼1870)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미국인 여성 질 산토리엘로가 작사·작곡·극작을 맡았다. 이번 무대는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시드니 칼튼 역을 맡았던 미국인 제임스 바버가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해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예술적 기량에 깜짝 놀랐다.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이끌겠다”고 전했다. 그가 연출하는 ‘두 도시 이야기’는 지난해 초연에 비해 이야기를 함축했다. 줄거리를 다듬어 3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을 2시간50분으로 단축했다.

이 작품도 캐스팅이 화려하다. 류정한을 비롯해 관록의 배우 서범석, 중량감 있는 목소리를 가진 윤형렬이 시드니 칼튼 역을 맡았다. 루시의 남편 찰스 다네이 역은 팝페라 가수 출신의 카이, 시원한 성량의 최수형이 연기한다.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여인 루시 역은 최현주와 임혜영, 복수심으로 프랑스 혁명을 이끄는 여인 마담 드파르지 역에는 신영숙과 백민정이 더블 캐스팅됐다.

의상과 신발은 모두 브로드웨이에서 공수해왔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직접 구현한 패션을 한국 무대에서도 그대로 보여준다.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18일부터 8월 11일까지.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