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더한 ‘미니축구’ 풋살 매력에 빠져봅시다

입력 2013-06-09 18:00


공은 차고 싶은데 축구장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또 양 팀 선수 22명을 모으기도 만만찮다. 이런 이유로 결국 TV를 끼고 시간을 보낸 적은 없는가? 그렇다면 대안이 있다. 풋살(Futsal)이 그것이다. 풋살은 축구를 뜻하는 스페인어 ‘Futbol’과 실내를 뜻하는 프랑스어 ‘Salon’이 합쳐진 말이다. 5명이 한 팀을 이루는 ‘미니 축구’인 풋살은 축구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 사회에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풋살.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풋살의 매력을 알 수 없다.

◆풋살에 푹 빠진 사람들=서울 용산구 현대아이파크몰 7층 옥상. 그곳엔 풋살 경기장이 있다. 지난 6일 공휴일을 맞은 풋살 동호인들은 옥상 풋살장을 찾아 땀을 뻘뻘 흘리며 신나게 공을 차고 있었다. “어이∼, 이쪽으로 패스!” “막아! 막아!” “아, 들어갈 뻔했는데!”

4년 전부터 풋살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길정환(21·대학생) 씨는 “회원들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이곳에서 번개 모임처럼 만나 공을 차고는 헤어진다”며 “풋살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운동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전국 최초로 옥상에 풋살장을 개장한 아이파크몰은 성인용 제2 풋살장(길이 20m×너비 40m)과 유소년용 제3 풋살장(길이 25m×너비 18m)을 9층 옥상에 추가로 만들어 오는 13일 오픈한다. 이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최순호 축구협회 부회장 등이 오픈 행사에 참가해 축하할 예정이다.

아이파크몰 홍보마케팅팀의 염창선 대리는 “우리 풋살장은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있는 데다 백화점과 영화관, 식당가 등 편의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예약이 폭주해 추가로 풋살장 두 곳을 오픈하게 됐다. 풋살장 세 곳을 운영하면 매달 1만 명 이상의 인원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파크몰은 매달 말일 예약 신청을 받는데 순식간에 예약이 끝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풋살장 예약이 폭주하자 지난 1일부터는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아이파크몰 풋살장 관리자는 “주로 30대 초·중반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조기 축구회 대신 새벽에 풋살을 하고는 곧바로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엔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풋살장을 후원하고 있다. 큰 수익이 나진 않지만 풋살장에 투자하는 건 ‘홍보 효과’ 때문이다. 풋살장을 기업 홍보 수단으로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예가 바로 아이파크몰 풋살장이다.

아디다스는 이 풋살장에서 유소년 축구교실을 비롯해 성인 대상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풋살대회와 이벤트를 개최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국내 풋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박진감 넘치는 ‘미니 축구’=풋살은 1930년 우루과이의 후안 까를로스 세리아니에 의해 창안됐다. 그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YMCA 청소년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풋살은 이후 브라질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87년 국제 풋살 룰을 만들었다.

풋살 경기장은 길이 20m, 너비 40m가 국제 규격이다. 공의 크기는 4호(축구공은 5호). 한 팀은 5명으로 구성된다. 교체 인원과 교체 횟수에 제한이 없어 5명 이상이 한 팀을 이루더라도 골고루 경기에 참여 할 수 있다.

특히 풋살은 실내에서도 경기를 할 수 있어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제로 국제 풋살대회는 실내에서 이뤄진다. 경기 시간은 전·후반 각 20분씩으로 짧아 바쁜 현대인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풋살은 공격수, 수비수가 따로 없을 정도로 공수 전환이 빠르게 전개된다. 그래서 축구보다 더 박진감이 넘친다. 뛰어난 개인기, 순발력, 빠른 판단력, 정교한 패스가 요구되기 때문에 스피디하면서도 섬세한 스포츠라 할 수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풋살로 기본기를 다진 덕분에 놀라운 골 결정력을 과시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패스를 날린다. 펠레, 지코, 호나우두, 소크라테스, 베베토 등 수많은 브라질 출신 슈퍼스타들이 풋살을 통해 기술을 연마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4일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체결한 네이마르 다 시우바 주니어 역시 풋살처럼 거리에서 이뤄지는 작은 축구게임을 하며 스타로 성장했다.

풋살이 국내에 도입된 때는 강원도 홍천에 풋살타운이 들어선 1996년이다. 1999년 1월 국민생활체육 전국풋살연합회가 설립됐고, 2002년 2월엔 대한풋살협회가 발대식을 갖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 풋살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춰졌다. 국민생활체육 전국풋살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에 국민체육진흥공단

이 세운 풋살전용경기장이 500여 개가 있다.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 풋살연합회가 형성돼 있으며, 1만3000여 개 팀이 활동하고 있다. 동호인 수는 2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국 35개소에 ‘풋살교실’이 운영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쉽게 풋살을 배울 수 있다.

글·사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