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첫 全軍 지휘관 오찬 “신뢰프로세스 토대는 강력한 국방”

입력 2013-06-07 18:17 수정 2013-06-07 22:13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당국 간 대화가 가시화된 7일 전군 주요 지휘관 및 존 D 존슨 주한 미8군사령관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 토대가 강력한 국방역량”이라고 역설했다. 한반도에 ‘훈풍(薰風)’이 불어오는 가운데에서도 빈틈없는 군의 대비태세를 당부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흔들리는 땅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없듯 안보가 흔들리면 대화도 평화도 설 수 없다”며 “우리가 완벽한 군사 대비태세와 대북 억지력을 갖추고 있어야만 북한이 감히 도발할 생각을 할 수 없게 되고, 진정한 변화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나아가 “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하겠다고 밝혀왔다”면서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도 의견을 같이했고,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하게 되면 시진핑 주석과도 이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의 안위와 조국통일이 여러분 어깨에 걸려 있다는 사명감으로, 국민과 우리 경제인들이 여러분을 믿고 일하고 투자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군사 대비태세를 잘 유지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해 갈 것’이라던 원칙과 소신을 천명해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와중에도 일관된 대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장관급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 제안도 남북 간에 오갔다. 북한은 이날 오전 우리 정부가 12일 서울에서 남북 장관급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데 대해 9일 개성에서 당국 실무접촉을 먼저 갖자고 제의했다.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수년 동안이나 중단되고 불신이 극도에 이른 현 조건을 고려해 남측이 제기한 장관급회담에 앞서 그를 위한 북남 당국 실무접촉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오후 2시를 갓 넘겨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적십자 채널)를 통해 먼저 우리 측에 전화를 걸어왔다. 이로써 판문점 적십자 채널은 지난 3월 8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절을 통보하고, 11일부터 연락을 중단한 지 89일 만에 복구됐다.

이에 정부는 북측 제의를 수용하면서도 실무접촉을 9일 오전 10시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갖자고 수정 제의했다. 통일부는 류길재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판문점 남북 직통전화가 개통된 직후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실무접촉에는 통일부 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3명이 나가게 될 것”이라며 “의제는 우리 측이 제기한 남북 장관급회담 운영과 관련된 대표단의 규모, 체류일정 등 행정적·기술적 사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측 제의에 대해 8일 오전 9시 답변을 주겠다고 전해왔다.



모규엽 유성열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