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이지현] 가정은 대지(大地)이다
입력 2013-06-07 17:49
우린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우린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다. 또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다. 그 어느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가족의 일원으로 살면서 인생을 직조해 간다. 가족은 힘들 때 희망의 씨줄이 되어 주고, 슬플 때 기쁨의 날줄이 되어 준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대부분 가족이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가족이 소중한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정작 우리는 가정의 소중함, 가족의 가치를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정작 힘이 되어 주어야 할 가족으로부터 가장 많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가족에게 격려와 지지의 말보다 지시와 책망의 말을 더 많이 하거나 듣지 않았는지. 부모는 자녀에게 점검자가 아닌 신앙의 전수자가 돼야 한다. 자녀에게 “숙제는 했니”라고 묻기 전에 눈을 맞추고 따뜻한 미소로 맞아보자. 마치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바라보는 것처럼.
가족치료 전문가 버지니아 사티어는 “가정이란 한 사람이 다른 모든 곳에서 실패했을지라도 사랑과 이해와 지지를 찾을 수 있는 곳이며, 바깥세상과 좀 더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해 원기를 회복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가정은 마음의 뿌리를 내려 영양분을 섭취하고 힘을 재충전하는 대지와 같은 곳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 ‘대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펄 벅은 “가정은 대지이다. 나는 거기서 나의 정신적인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발달장애를 가진 딸로 인해 인생의 험난한 파도를 넘어야 했지만 그로 인해 영혼의 나이테를 늘려갔다고 고백한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받아주고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말을 누군가 성심껏 들어줄 때 고난을 이길 힘이 생긴다. 살을 에는 추위와 포효하는 돌풍, 희박한 산소 등 악조건을 극복하면 쉼 없이 등정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가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안일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열정을 가진 마음, 삶의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을 소유한 가정은 가족들이 사회에 나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자양분을 만들어주는 대지와 같은 곳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