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가정의 부모 리더십 “자녀 말 자르지 않는 자제력부터 키워라”

입력 2013-06-07 17:27


최근 주일 예배를 마치고 특강이 있던 날의 서울 석관동 신생중앙교회 모습.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모인 학부모 성도들로 신생중앙교회는 여느 강연장 못지않게 열기가 뜨거웠다. 이들은 행복비전연구원 민승기 원장의 ‘크리스천 가정의 행복한 부모 리더십’ 강의에 집중하며 열심히 메모했다. ‘나는 준비된 부모인가’ ‘올바르게 자녀들을 양육하고 있는가’. 학부모 성도에겐 이런 물음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다. 민 원장의 강의를 중심으로 가정사역 전문가들로부터 크리스천 부모의 리더십과 양육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민 원장은 먼저 가정과 리더십의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정은 단순히 결혼해 자녀 낳고 함께 모여 사는 공간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명으로 맡겨주신 공동체이고 사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곳이며 교회보다 먼저 만드신 공동체이므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더불어 가정과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크리스천 부모는 가정에 대해 청지기 정신과 목자의 마음, 동역자 정신으로 바라보고 대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서는 ‘하게 만드는 것’에서 ‘하고 싶게 만드는’ ‘영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리더는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중요하고 권위에 걸맞은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스스로를 제어하는 ‘셀프컨트롤’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렇다면 부모에게 왜 리더십이 필요할까.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 한규만 소장은 “부모는 자녀들의 모델이며 자녀들의 신앙생활의 기초가 된다”면서 “가정에서 부부로서의 모습과 아빠 엄마의 역할이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보여지기 때문에 부모에게 리더십이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피력했다. 부모로서 ‘이것이 리더십이다’란 말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부모는 자녀들 앞에서 리더자로서 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는 스스로가 부모의 리더십을 전혀 생각지 않고 양육한다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해 한 소장은 “가정은 모든 교육의 기본이 되는 곳이므로 부모가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살아가는가는 자녀 양육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 부모는 자녀를 전인적인 리더십을 가지고 양육해야 한다. 전인적인 리더십이란 영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 육체적인 부분, 인간관계에 대한 리더십으로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는 리더십이다. 영적인 리더십이란 부모로서 자녀의 신앙교육을 책임지고 가르치는 것이며 정신적인 리더십은 자녀들이 발달해 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일에 대한 코치다. 육체적 리더십은 건강관리에 대한 좋은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며 인간관계에 대한 리더십은 섬김의 리더십이다.

이러한 부모의 리더십이 자녀교육에 제대로 발휘되려면 소통이란 수단이 필요하다고 민 원장은 말했다. 그는 “소통은 말 잘하기가 아니라 잘 듣는 것이 먼저”라며 “한국의 부모가 가장 못하는 것이 제대로 듣기, 경청”이라고 지적했다. 경청을 위해서는 말 자르기 자제력을 키워야 하며 자녀의 말을 들으면서 관심을 표현하고 공감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소통을 위해 자녀의 행동 유형별 특징을 이해하고 대응해 주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관계형, 사교형, 지시형, 사색형의 4가지 유형별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합당한 눈높이 대응을 해야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교육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부모가 보여주는 것, 본보기라는 것이 가정사역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한 소장은 “가정에서 자녀가 제일순위가 아니라 부부가 제일순위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부부가 행복하면 자녀들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부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아야 자녀들에게도 좋은 부부의 모델을 남겨줄 수 있으므로 부모는 자녀들 앞에 세워둔 거울임을 항상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