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계 페이퍼컴퍼니도 4곳”… 인민무력부 등 자금 가능성

입력 2013-06-06 19:04 수정 2013-06-06 22:34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북한인 및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 네 곳이 설립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회사가 북한 인민무력부나 북한 정부에 자금을 제공하는 공급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6일 북한 평양시 모란봉 구역을 주소로 기재한 문광남(Mun Kwang Nam)씨가 래리바더 솔루션(Larivader Solution, Inc)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2004년 11월 19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문씨는 등기이사로 기재돼 있으며 주소는 ‘북한 평양시 모란봉 긴말동 2’이다.

문씨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을 주소로 한 페이퍼컴퍼니의 등기이사라는 점에서 북한 정부나 지도부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타파는 북한 행정구역에 ‘긴말동’은 없지만 ‘긴마을 2동’은 존재한다며 긴마을2동은 평양 중심가로 평양 주재 중국 대사관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인용해 “긴마을 2동의 아파트라면 인민무력부 소속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통의 페이퍼컴퍼니에 없는 선적 주소(shipping address)도 기재돼 있는 점에서 실제 이 회사가 무기거래에 이용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밖에 천리마(Chollima Limited), 조선(Chosun Limited), 고려 텔레콤(Koryo Telecom Limited)이라는 북한식 명칭의 페이퍼컴퍼니도 북한과 연계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회사는 2000년 11월 30일부터 2001년 2월 7일까지 설립됐다. 특히 이들 세 개 회사에는 임종주(Lim Jong Ju)라는 한국식 이름의 인물이 모두 등기이사로 돼 있다. 임종주는 ‘랜슬럿 홀딩스’의 창업자로 알려져 있고, 2000년 홍콩증권거래소 기록에는 ‘동방명주석유’의 임원으로도 등록돼 있지만 국적은 불분명하다.

또 웡육콴(WONG Yuk Kwan)이라는 인물도 3개 회사의 등기이사로 기재돼 있다. 웡육콴은 동방명주석유 회장으로 이 회사는 1999년 북한의 국제전화와 이동통신사업권 50%를 랜슬럿 홀딩스로부터 300만 달러에 매입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뉴스타파 측은 “이들 회사를 북한이 직접 만들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정황으로 볼 때 북한 관련 사업가를 통해 우회 설립한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