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통치때 케냐인에 가혹행위… 英, 보상금 341억 지급키로
입력 2013-06-06 18:52 수정 2013-06-07 01:28
영국 정부가 식민통치 시절 케냐 원주민을 상대로 저지른 가혹 행위에 대해 6일 공개 사과하고 당시 피해자 5000여명에게 1990만 파운드(약 341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영국은 1950년대 케냐 독립투쟁인 ‘마우마우 봉기’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52~60년 비상사태를 선포, 봉기를 무력 진압하고 불법 구금과 고문을 자행했다. 마우마우는 식민통치기간 중 무장독립투쟁을 벌인 단체다.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영국 정부를 대표해 처음으로 케냐 사태로 고통과 고뇌를 겪은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헤이그 장관은 이어 “영국 정부는 식민통치 당시 케냐인을 상대로 저지른 고문과 가혹 행위를 인정한다”며 “케냐에서 발생한 가혹 행위가 케냐 독립운동에 차질을 준 것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케냐 인권위원회는 마우마우 봉기 기간에 9만명이 살해당하거나 불구가 되고 16만명이 구금된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은 그동안 가혹 행위의 책임을 케냐에 떠넘겼지만 영국 법원이 마우마우 피해자의 보상 요구를 인정하면서 법정에 서야 했다.
하버드대 캐럴라인 엘킨스 교수는 “이번 합의는 영국의 과거사 보상과 관련해 처음 이뤄진 것”이라며 “희생자에게 큰 승리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