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한미공공정책위원회 회장 “위안부 자료 전시 일본군의 만행 미국서 지속적으로 알려야죠”

입력 2013-06-06 18:45 수정 2013-06-06 18:48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만행이 미국 땅에서 지속적으로 알려지게 될 겁니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나소 카운티 소유의 ‘홀로코스트기념관(HMTC)’에 일본군 위안부 영상과 사진을 영구 전시하는 공간이 생긴다.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의 역사를 소개하는 곳이다. 연간 관람객 4만여명이 방문하는 이곳에 위안부 특별전시관이 만들어지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이 홀로코스트 못지않은 범죄라는 사실을 미국 시민에게 알릴 수 있다. 특별전시관 설립에는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 이철우(59) 회장의 오랜 노력이 숨어 있다.

6일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만난 이 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홀로코스트 기념관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위안부 문제가 아시아의 홀로코스트라는 공감을 얻어냈다”며 “지난 3월 마침내 홀로코스트기념관에 위안부 관련 자료를 영구 전시하기로 정식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 중국을 돌며 자료를 수집하고, 올해 말에서 내년 초쯤 위안부 전시관 설치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나소 카운티 정부와 기념원을 관리하는 기념비 위원회를 설득해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는 데도 앞장섰다. 배경에는 그가 미국 사회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가 깔려 있다.

공군사관학교 졸업 후 1988년 미 뉴욕시립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면서 미국인을 움직이려면 미국 정계에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2006년 1월 뉴욕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톰 수오지 카운티장의 캠프에 들어갔다. 사관학교 시절 배운 ‘전쟁 전략론’을 설파하며 캠프 내 소수인종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수오지 카운티장은 선거에서 졌지만 공화·민주 양당의 선거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이 회장은 이후 한미공공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북핵문제, 위안부 문제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에 관심을 쏟았다. 그는 “올해 1월 초 뉴욕주 상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며 “2006년 선거운동 기간에 만났던 토니 애벌라 뉴욕주 상원의원을 설득해 위안부 결의안이 상정된 지 2주 만에 통과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 위안부 전시관 설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도 친분 있는 지역의원들의 지원 사격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롱아일랜드 한인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 그는 “이번에 위안부 기념관이 설치되면 미국 국민은 물론 일본 내 양심세력에게도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전시관 설치를 위해 한국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