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2일 앞두고… 北, 남북대화 카드 내놨다

입력 2013-06-06 18:30

북한의 남북 당국간 회담 제의는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나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다양한 국제 및 양국간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양 정상은 최우선 의제로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백악관과 미 국무부가 거듭 밝혔다.

핵심 의제로 북한 문제가 논의된다는 자체가 북한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는 ‘북한 문제를 주요 의제로 하자’는 미국의 요청에 중국이 동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6일 “중국이 미국의 강경한 대북 입장에 갈수록 동조하는 쪽으로 흐르는 분위기에 북한 지도부가 상당한 불안을 느꼈던 듯하다”며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불통’에 불만을 갖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입장에 동의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회담 직전에 대화 제의라는 유화적 제스처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24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도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지난달 초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확고한 한·미 대북 정책 공조가 확인되고 미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 대북정책 기조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도 북의 제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 특사의 방중 기간 중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가 독일 베를린에서 만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미 간에도 대화 재개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