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왜 현충일에 제의했나… 오바마·시진핑 회담 의식한 듯

입력 2013-06-06 18:16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대화 제의 시점을 6일로 한 것은 7∼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대화의 핵심 의제가 한반도 문제이고, 두 정상이 현 한반도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평화 무드 조성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당국간 대화 제안으로 대화 재개의 공이 우리 측으로 넘어온 만큼 미·중 두 정상의 대북 비판 목소리를 상당히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

아울러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 한반도 평화와 대화 무드를 조성하기 위한 모종의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북한이 미리 대화 제안을 해 ‘방중 김빼기’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현충일 휴일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이날이 여느 날과 다름없는 평일이지만 박 대통령의 현충일 기념식 ‘연설’이 예정돼 있던 만큼 이에 타이밍을 맞췄을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적극 받아들이는 것이 북한이 선택해야 하는 변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이에 호응해 당국간 대화를 제의했고 우리 정부로선 박 대통령의 연설에 이은 북측의 제안을 선뜻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