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휘호 진위 논란 ‘2R’… 독서신문이 소장해 온 제3의 작품 공개

입력 2013-06-06 18:06 수정 2013-06-06 22:24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11월 3일 쓴 휘호 ‘독서하는 국민’을 둘러싼 진위 논란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7일까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정전 60주년’ 행사에 출품된 휘호가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5500만원에 낙찰된 것과 똑같다는 본보 보도 이후 각종 제보가 쏟아졌다.

한국고미술협회장을 지낸 공창호 공화랑 대표는 6일 “신문에 실린 사진만 봐도 동일한 휘호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독서신문 창간에 즈음하여’라고 적혀 있는 휘호는 종이 상태 등으로 보아 복사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휘호의 글씨체가 똑같은 데다 붓자국까지 일치한다는 점에 의문을 나타냈다. 같은 날 쓴 두 휘호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독서신문은 “진품은 현재 서울 서초동 사옥의 대회의실에 걸려 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독서하는 국민’ 아래 ‘독서신문 창간에 즈음하여’라고 쓰고 ‘1970년 11월 3일 대통령 박정희’라는 서명과 함께 낙관이 찍혀 있다. 독서신문은 “창간 당시 오소백 초대 편집국장과 기자 2명이 청와대에서 직접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하사받아 43년간 사료로 소장해 왔다”며 “진위를 규명하기 위해 공식적인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휘호를 출품한 박모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년 전 미술골동품상으로부터 구입했다”며 “얼마 전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했는데 복제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독서신문 소장 휘호가 진품으로 결론 날 경우 서울옥션 경매 휘호는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옥션도 가짜를 중개 판매했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는 위탁 경위 등을 규명해야 한다.

송향선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감정위원장은 “문제의 휘호는 평가원에서 감정한 적이 없다”며 “감정 전까지는 진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