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경영 20년’ 한눈에… 삼성 이노베이션 포럼 개최
입력 2013-06-06 17:56
삼성전자가 한때 일본 제품에 밀려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던 TV부터 세계 1위 휴대전화까지 지난 20년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연다.
삼성전자는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신경영 선포 이후 20년간의 삼성전자 제품을 모은 ‘삼성 이노베이션 포럼’을 7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전시회는 지난 20년간 삼성전자의 역사 중 밝은 면만 부각하는 행사가 아니라 가장 어두웠던 때까지 조명해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미리 대비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1992년 삼성전자 비디오테이프리코더(VTR)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부품은 많으면서도 가격은 낮은 싸구려 취급을 받았다. TV는 미국 전자제품 매장 구석에 처박혀 먼지만 수북이 쌓인 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세탁기는 금형이 잘못돼 플라스틱 모서리 부분을 일일이 칼로 잘라낼 정도로 품질이 조악했다.
당시 이 회장은 임원진들의 보고 내용과 일선 매장의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상징되는 신경영을 선포했다.
하지만 신경영 선언 이후에도 무선전화기 등의 불량률이 치솟자 1995년 임직원들 앞에서 무선전화기 등 15만대(500억원 규모)를 불태우는 화형식까지 치렀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 제품들을 모두 전시한다.
분야별 1등 제품도 전시한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 낸 ‘명품 플러스원 TV’를 비롯, TV시장 세계 1위 도약의 주역 ‘보르도 TV’,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알아서 추천하는 ‘스마트TV’와 차세대 TV로 주목받는 초고화질(UHD) TV 등을 전시한다.
IT·모바일(IM) 부문은 국내 최초의 휴대전화인 SH-100 출시 후 세계 시장 1위로 올라선 휴대전화 사업의 혁신, 삶의 동반자를 지향하는 스마트폰의 미래상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부품(DS) 부문은 1993년부터 세계 시장에서 1위를 달려 온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역사와 스마트폰용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차세대 시스템반도체들을 전시한다.
포럼은 7일부터 삼성전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뒤, 27일부터 일반고객과 단체, 협력사 등에 공개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