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신앙과 삶에 대한 진솔한 대화

입력 2013-06-06 17:50


‘천국과 지상’/교황 프란치스코·아브라함 스코르카/율리시즈

지난 3월 제266대 교황에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7) 추기경이 선출됐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건 시리아 출신인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가톨릭교회 2000년 역사상 첫 미주 대륙 출신 교황이기도 했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교황명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삶을 강조한 이탈리아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했다.

그렇다면 12억 가톨릭교도의 새 수장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라틴아메리카, 그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주교 직에 오른 뒤에도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고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을 만큼 청빈한 삶을 살아왔다. 그가 교황 자리에 오른 뒤 밝힌 첫 일성은 이러했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고 스스로 가난해야 한다.”

‘천국과 지상’(도서출판 율리시즈)은 교황이 추기경 신분이던 시절 아르헨티나 랍비 아브라함 스코르카와 나눈 허심탄회한 대화가 실려 있다. 저자인 두 사람은 하나님과 악마, 종교, 정치, 죽음, 이혼, 낙태 등 민감하고 복잡한 주제에 대해 얘기한다. 이들의 솔직한 대화는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종교 간 생산적 논의를 모색하는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아르헨티나에서 먼저 출판됐다. 강신규 옮김.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