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그 비극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인종차별의 역사’

입력 2013-06-06 17:39


인종차별의 역사/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예지·2만3000원)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는 여성과 노예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사회다. 그곳에서 아테네인이 되려면 부모가 반드시 아테네인이어야 하고 부모의 부모도 아테네인이어야 했다. 마케도니아 출신의 아리스토텔레스도 아테네에서는 거류 외국인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성·노예 차별을 생물학적 이론으로 합리화한 이는 다름 아닌 아리스토텔레스였다.

이후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아메리카 정복을 주장했던 유럽의 이론가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원용하며 유대인, 아메리카 토착민, 흑인에 대한 비인간적 차별의 정당함을 주장했다. 세네갈 출신의 프랑스 철학자인 저자(1949∼2007)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종차별이 어떻게 생겨나 집단학살이라는 비극으로 달려갔는지 그 과정을 되짚고 비판한다.

우리나라도 거류 외국인이 140만명을 넘어서고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인종차별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건강한 사회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인종차별은 ‘반인도적 범죄’라는 인식을 갖고 철저한 처벌과 비판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하정희 옮김.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