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방해에 당당한 대처… 미셸은 남편과 달랐다

입력 2013-06-05 20:01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연설을 방해받은 뒤 사뭇 강한 성격을 드러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셸의 태도는 얼마 전 같은 상황에서 인내심을 보여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조된다는 평가다.

이날 저녁 미셸은 워싱턴DC 인근 칼로라마에서 열린 민주당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엘렌 스터츠(56)라는 이름의 레즈비언 활동가가 행사장에 들어와 미셸의 말을 가로막았을 때 일어났다. 스터츠는 “오바마 대통령이 차별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큰 소리로 외쳤다.

백악관 관리와 행사 참석자 등 목격자들에 따르면 미셸은 불쾌감을 분명히 드러내며 스터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고 한다. 영부인은 시선만으로 시위하는 여성을 압도했다. “내가 잘 하지 않는 일들 중 하나가 이런 거예요. 알아듣겠어요?” 미셸은 연단을 떠나 스터츠 쪽으로 다가갔다. 이어 “내 말을 듣든지 이 마이크를 잡든지 하라. (당신이 마이크를 잡으면) 나는 나가겠다. 결정은 당신이 하라”고 말했다.

미셸의 당당한 태도에 스터츠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영부인에게 “남아 달라”고 말했고, 주변 눈치에 떠밀려 스스로 나갔다.

지난달 23일 워싱턴DC 국방대학에서 연사로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반전단체 회원으로부터 몇 차례나 연설을 방해받자 “이 여성의 말도 일리가 있다”거나 “연설을 하게 해 달라”며 참을성 있게 기다린 바 있다. 상반된 에피소드가 부부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