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증거’ 잇달아 발표

입력 2013-06-05 19:20

프랑스와 영국, 유엔이 잇달아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구체적 증거를 발표했다. 그러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미국은 여전히 어정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채취한 혈액과 모발 테스트 등을 통해 정부군 측이 화학무기의 한 종류인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TV 방송에 출연해 “시리아 정부가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 사린가스를 생산하거나 저장하는 장소에 군사력을 투입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르몽드 기자들이 시리아에서 가져온 샘플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영국 역시 시리아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조사해온 유엔 독립조사위원회도 화학무기 사용을 뒷받침하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 프랑스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 무기 사용 증거를 제기한 것과 달리 유엔은 사용 주체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화학 무기를 사용할 경우 레드라인”이라고 수차례 밝힌 미국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프랑스의 조사 결과는 미국 정부의 조사 내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면서도 “누가, 언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