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질타에 혼쭐난 美軍장성
입력 2013-06-05 19:19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군대 내 성폭력 실태 관련 청문회에서 군 장성들이 의원들의 질타를 받으며 신경전을 펼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는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최고지휘부가 모두 나와 앉아 군복을 입고 의원들의 꾸지람을 들었다. 민주당 소속 커스틴 길리브랜드 의원은 “당신들은 당신들에게 의지하고 있던 남성들과 여성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의원은 한결 강한 어조를 띠었다. 그는 “어젯밤 한 여성이 찾아와 딸이 입대하길 원한다며 지지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고 운을 뗐다. “나는 그럴 수 없었다”는 게 매케인의 말이다. 그는 “이 사건의 핵심은 인권보호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군대의 강함과도 연관이 있다. 내 실망과 역겨움을 과장할 수도 없다”며 무섭게 질타를 쏟아냈다. 로이터는 “장군들이 소리도 내지 않았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길리브랜드 의원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병사들의 기소 권한을 특별검사에게 넘기고 군대의 결정권은 배제하는 법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자 분위기는 일변했다.
해병대 사령관 제임스 아모스 장군은 “이런 입법은 분명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장성들은 군 지휘부가 성범죄 사건 조사 권한을 박탈당할 경우 오히려 군내 기강이 해이해질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공군 소속 지니 레빗 장군은 “사령관에겐 병사들의 행동에 책임지게 하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 그것만이 군대가 높은 규율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